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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점 공화국 America's Republic of Bookstores

카페블루 2025. 4. 1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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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세 가지를 좋아합니다.

"영어책"서점, 앤틱가게들, 그리고 "만 가지" 종류의 꽃을 파는 꽃집들...

저는 영어책읽기를 좋아하고, 앤틱접시들과 소품들을 모으고, 초록화분들을 잔뜩 키우고 있습니다.

이 글이 정말 마음에 들고 저도 이렇게 미국의 "독립서점"들을 찾아 여행을 하고싶습니다.

저는 샌프란시스코의 어떤 서점과 워싱턴 근교에 있는 롹빌에 있는 몇몇 서점들에 대한 강렬하고도 따뜻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 서점들을 꼭 다시 한 번 더 방문하고싶습니다, 아니 그 동네에서 아예 눌러 앉아

살고싶습니다. 매일 방문할 수 있게..ㅠㅠ..


블루

 

America's Republic of Bookstores
미국 서점 공화국

Phil Tinline / 2025년 4월 15일
주제: 미국(America), 문화(Culture)

 

고전적인 서점(classic bookstore)은 미국이 본래 지향했던 모습을 상징하는 강력하면서도 이제는 위태로운 상징물이다.

즉, 그것은 소상인(small traders)과 자주적인 사유(independent thinking)가 어우러지는 공화국을 의미했다.

1. 미국의 독립서점에서 보내는 시간
Spending Time in America's Independent Bookstores

나는 때때로 미국에 혼자 머무를 일이 생기곤 한다. 시간이 한두 시간 남으면, 누군가는 오든(W. H. Auden)이 전쟁 직전 그랬듯이 바(bar)를 찾거나, 레코드숍에서 음반을 뒤지거나,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책벌레(bookworm)라서, 그럴 때면 미국 곳곳에 있는 독립 서점(independent bookstores) 중 한 곳으로 향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왜 내가 이 일을 이토록 좋아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마도 이 낯선 나라의 속살 속으로 들어가 그 기억의 흔적을 포착하려는 시도인지도 모른다. 영국에서는 보기 힘든 오래된 책들, 그 안에 적힌 이름과 날짜만이 아니다. 서점 그 자체가 마치 시간을 느리게 만들고, 20세기 중심부로 되돌아가게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2.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에서 만난 잊히지 않는 서점들
Unforgettable Bookstores in Los Angeles and Chicago

예를 들어,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라스트 북스토어(The Last Bookstore)'는 5번가와 스프링가의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는데, 100년 된 옛 은행 건물이다. 밤에 네온사인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대한 동굴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그 도시 특유의 자동차로 일그러진 풍경과 달리, 이 오래되고 낮게 불 밝혀진 거리, 인간 규모의 공간은 나를 가장 편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곳 또한, 다운타운 전체처럼, 약간은 으스스하고 위협적이기도 하다. 밖은 불이 꺼진 극장들과 소방 탈출구가 있는 1940년대 느와르 영화 같고, 안쪽은 바이닐판과 신비주의 책들로 가득한 1960년대의 어두운 구석 같다.

 

시카고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호수 근처의 오래된 상업용 건물에 들어서니 허름한 서점이 있었고, 거기서 1953년 '새터데이 리뷰(Saturday Review)'에 실린 글들을 엘머 데이비스(Elmer Davis)나 아서 슐레진저 주니어(Arthur Schlesinger Jr.) 같은 인물들이 쓴 소논문집을 발견했다. 그 서점은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와 거의 변하지 않은 듯 보였고, 바뀌지 않았다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해리스버그(Harrisburg)의 '미드타운 스칼라(Midtown Scholar)' 서점 지하에서는, J. 에드거 후버(J. Edgar Hoover)의 『기만의 대가들(Masters of Deceit)』 1961년판 포켓북(Pocket Books)을 발견했는데, ‘채플린 디킨슨 1963(Chaplain Dickinson, 1963)’이라고 적혀 있었다.

 

3. 스트랜드(Strand), 그리고 미국이 나에게 보여준 새로운 세계
The Strand and the America I Never Knew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곳은 로어 맨해튼(Lower Manhattan)의 장대한 '스트랜드(Strand)'였다.

내가 처음으로 방문한 독립서점이었다. ‘18마일의 책들(18 Miles of Books)’이라는 슬로건 아래, 네 층에 걸쳐 천장 끝까지 책들이 쌓여 있었고, 흰색 뉴욕식 기둥들이 그것을 받치고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책을 발견했다.

 

그중 하나는 사회학자 C. 라이트 밀스(C. Wright Mills)의 『서간 및 자전적 글들(The Letters and Autobiographical Writings)』이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1960년대에 일어났던 하나의 정치적 희극 사건(hoax)을 다룬 내 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이야기는 스트랜드에서 몇 블록 떨어진 5번가의 한 풍자 잡지 사무실에서 시작된 일이었고, 그 복잡한 정치 상황을 인물 중심의 서사로 풀어내기 위해 밀스의 책이 정확히 필요했던 것이다. 밀스는 소위 ‘권력 엘리트(power elite)’에 맞서 싸운 인물이었다.

4. 반쯤 잊힌 나라가 열리다
A Half-Forgotten Country Opens Up

그 오래된 책들이 열어준 반쯤 잊힌 나라는, 결코 자유의 나라(free land)만은 아니었다.

밀스는, 예컨대 후버의 FBI에게 감시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서점들은 내가 잠시나마 그 숨 막히던 낙관주의와 가능성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그 진지함이 어떠했든 간에, 미국은 1950년대만 해도 그런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고, 그것은 후버와 매카시(McCarthy)를 흉내내기 시작한 최근 정부 이전부터 이미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런 공간들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이 원래 의미했던 바—소규모 독립 상인들과 독립적 사고가 존중되는 공화국—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5. 허드슨에서 이스트 오로라까지
From Hudson to East Aurora

2023년 9월 어느 오후, 내가 처음으로 도착한 뉴욕 북부의 허드슨(Hudson)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고요해 보였다.

하지만 곧 이 조용한 곳도 문화 전쟁(culture war)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워런 스트리트(Warren Street)를 따라 가로등에는 ‘고향의 영웅들(Hometown Heroes)’을 기리는 미국 군단(American Legion) 표지판들이 걸려 있었고, 일부는 오래전 인물들이었다.

 

거리 아래쪽의 상점들은 정갈하게 배치된 골동품들을 진열하고 있었다.

인도에는 누군가 ‘TRUMP’라고 낙서해 놓았고, 흰 벽에는 또 다른 누군가가 ‘BLACK LIVES MATTER’를 스텐실로 새겨두었다.

이러한 조용한 대치 상황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던 곳이 바로 ‘스포티 도그 북스 앤 에일(Spotty Dog Books and Ale)’이라는 서점이었다. 이곳은 L자형 바가 있는 평범하고 쾌활한 서점이었고, 정치적으로 어느 한쪽에도 깊이 관여한 듯한 분위기는 없었다. 나는 이곳에 『파이트 클럽(Fight Club)』이 있는지 궁금해서 들렀고, 실제로 있었다.

 

더욱 기쁘고 놀라웠던 경험은 그보다 1년 전 뉴욕주의 다른 끝에 있는 작은 마을 이스트 오로라(East Aurora)를 방문했을 때였다. 이곳 역시 ‘고향의 영웅들’ 플래카드가 거리를 따라 걸려 있었고, 그 작은 마을에 ‘더 북웜(The Bookworm)’이라는 대형 가족 운영 서점이 있었다. 이 서점은 예전 맥주 병입 공장이었던 공간에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오토 카츠의 아홉 생애(The Nine Lives of Otto Katz)』를 샀다.

이 책은 영화 『카사블랑카(Casablanca)』의 주인공에 영감을 준 공산주의 첩보원(communist chameleon spy) 오토 카츠에 관한 이야기였다. 나는 책 등표지에 붙어 있는 구식 주황색 가격 스티커(old-school orange price sticker)를 아직도 떼지 않고 간직하고 있다.

6. 헐리우드의 전설적인 서점과 사라진 길
The Legendary Bookstore of Hollywood and a Lost Path

하지만 내가 가장 다시 방문하고 싶은 독립서점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버렸다.

2015년 처음 로스앤젤레스를 찾았을 때, 나는 이미 75년이나 늦은 시점에 도착한 것이었다.

그 당시엔 할리우드 블러바드(Hollywood Boulevard)에 있던 스탠리 로즈의 서점(Stanley Rose’s Bookstore)에 슬그머니 들어갈 수 없었다. 그 서점은 1930년대 영화계 작가들의 단골 식당인 무소 앤 프랭크(Musso and Frank’s)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행히 무소 앤 프랭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스탠리 로즈는 우리가 옛날 헐리우드에서 기대할 법한 ‘야성적인 인물(wild man)’ 그 자체였다. 그는 친절하고 술을 좋아하며, 밀수꾼이자 소규모 사기꾼(small-time crook)이기도 했다. 그의 서점 뒷방에서는 책뿐만 아니라, 실제 작가들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예컨대 호러스 맥코이(Horace McCoy),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 F.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 네이선얼 웨스트(Nathanael West) 등, 헐리우드에 실망하고 술에 취해 있던 작가들이 이곳에서 오렌지 와인(orange wine)을 마시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로즈의 서점이 오래전에 문을 닫았다는 사실—로스앤젤레스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진짜 서점’이 사라졌다는 것—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듯하다. 이 모든 것, 곧 과거로 향하는 길은 지금도 끊임없이 손에서 미끄러져 나가고 있다고.

7. 나의 책과 여정을 기다리는 책벌레들
My Book and the Bookworms Who Might Find It

적어도 지금 나는 미국에 대한 새로운 책을 출간했다.

그것은 미국이 자국의 웅대한 이상(grand ideals)과 위협적인 권력(forbidding power) 사이에서 벌이는 투쟁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책의 미주(endnotes) 곳곳에는 내가 여행 중 방문했던 서점들의 기록이 흩뿌려져 있다. 스트랜드에서 우연히 발견한 밀스의 책도 그 중 하나다.

 

나는 이 책을 홍보하기 위해 독립서점 몇 곳에서 강연(talks)을 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책 한 권이 이 서점들 중 몇 곳의 서가에 놓여 있고, 그것을 누군가 다른 책벌레(bookworm)가 발견해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이 얼마나 오래 남을지와는 별개로, 내가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소중한 위안이다.

 

저자 소개 (Author Bio)
필 틴라인(Phil Tinline)은 『합의의 죽음(The Death of Consensus): 100년 간의 영국 정치 악몽』의 저자이며, 차기작 『아이언 마운틴의 유령들(Ghosts of Iron Mountain)』은 미국 정치 악몽에 관한 책으로, 2025년 3월 출간 예정이다.

1. 위 글 속에 언급된 주요 작가 및 인물 정리

인물/작가소개
C. Wright Mills 미국의 사회학자. 『The Power Elite』(권력 엘리트)로 유명. 지식인의 사회 참여를 강조함.
J. Edgar Hoover 미국 FBI 초대 국장. 냉전 시대 정보 감시와 정치적 감시의 상징적 인물.
Arthur Schlesinger Jr. 케네디 행정부의 주요 인사이자, 역사학자. 자유주의 정치사에 큰 영향.
Elmer Davis 미국 저널리스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 정보국 책임자.
Horace McCoy 미국 소설가, 『그들은 말에 채찍질을 한다』(They Shoot Horses, Don’t They?) 저자.
William Faulkner 미국 남부문학의 거장, 노벨문학상 수상. 『음향과 분노』 등으로 유명.
F. Scott Fitzgerald 『위대한 개츠비』로 잘 알려진 1920년대 미국 문학의 대표 작가.
Nathanael West 『The Day of the Locust』(메뚜기의 날)로 할리우드의 허상을 비판한 작가.
Otto Katz 체코 출신의 공산주의자이자 스파이. 『카사블랑카』 속 인물의 실제 모델로 알려짐.

2. 언급된 주요 서점과 장소

장소/서점소개
The Last Bookstore (LA)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 있는 대형 중고책 서점. 미로 같은 인테리어와 예술 서적 코너로 유명.
Strand Bookstore (NYC) "18 Miles of Books"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한 뉴욕 맨해튼의 대표적인 독립서점. 1927년 개업.
Midtown Scholar (Harrisburg)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의 고서점. 복층 구조와 카페, 이벤트 공간이 함께 있음.
Spotty Dog Books & Ale (Hudson) 북카페 형식의 독립서점. 책과 맥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
The Bookworm (East Aurora) 뉴욕주 작은 마을의 가족 운영형 서점. 과거 맥주 병입공장을 개조함.
Stanley Rose’s Bookstore (LA, 1930s) 헐리우드 전성기 당시 영화 작가들이 드나들던 전설적인 서점. 현재는 사라짐.

3. 책 제목 & 출판물

제목설명
Masters of Deceit 제이 에드가 후버가 쓴 반공서. 공산주의의 미국 침투를 경고하는 내용.
The Letters and Autobiographical Writings of C. Wright Mills 밀즈의 개인 편지와 자전적 글을 엮은 책. 작가의 사상과 성찰이 담김.
Saturday Review (1953) 당시 미국에서 영향력 있던 문화 평론 잡지. 시사, 문학, 예술 등 다양한 필자 참여.
The Nine Lives of Otto Katz 유럽 공산주의 스파이 오토 카츠의 삶을 다룬 전기. 실제 첩보 스토리.

4. 시대적 배경 및 개념

용어의미
noirish 1940s 1940년대 흑백 필름 누아르 영화 분위기. 음울하고 신비로운 도시 이미지.
power elite 밀즈가 주장한 개념. 군·산·정이 결탁한 미국 사회의 지배 권력층.
bookworm 책벌레, 책을 좋아하고 자주 읽는 사람. 작가의 자아상을 반영.
Tinseltown 할리우드(Hollywood)의 별명. 화려하지만 가짜처럼 느껴지는 영화 산업의 도시.

 

다시, 작가 Phil Tinline 간단 소개

  • 필 틴라인 (Phil Tinline)
    • 영국 정치 저널리스트 & 저자
    • 저서: 『The Death of Consensus: 100 Years of British Political Nightmares』
    • 곧 출간될 신작: 『Ghosts of Iron Mountain』 — 미국 정치 불안의 역사적 기원을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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