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협회,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미국 외교정책의 보이지 않는 설계자들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미국 외교정책의 보이지 않는 설계자들

미국 외교협회: 권력은 어떻게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작동하는가

1. CFR이란 무엇인가? What Is the CFR?

CFR(Council on Foreign Relations, 미국 외교협회)는
1921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비영리·초당적 싱크탱크(thinktank)이다.
공식적으로는 국제 문제에 대한 토론과 연구를 촉진하고, 미국 외교정책 형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CFR은 단순한 정책 자문 기관이 아니다.
20세기 이후, 이 협회는 미국의 대외 정책 외곽 설계자이자 영향력 있는 네트워크 중심체로 평가된다.

2. CFR의 영향력은 어디까지인가?
How Far Does the CFR’s Influence Reach?

CFR은 정부 관료, 학자, 기업인, 언론인, 군 관계자 등
미국 주류 엘리트 5,000여 명으로 구성된 초정예 정책 네트워크다.

CFR 출신 인사들이 미국 외교 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온 사례는 다음과 같다:

•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전 국무장관, CFR 이사
• 질리언 트로프(Gillian Tett), 리처드 하스(Richard Haass): 최근까지 CFR 회장을 역임한 외교 전략가
• 힐러리 클린턴, 조 바이든, 빌 게이츠 등도 회원 혹은 협력 인사로 알려져 있음

미국 행정부의 국무부(State Department)나 국방부(DoD) 고위직 인사 상당수가 CFR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CFR은 “미국 외교정책의 사전 버전”을 만든다는 말도 있다.

3. CFR은 무엇을 연구하고 주장하는가?
What Does the CFR Advocate?

CFR은 공식적으로 다양한 국제 이슈에 대한 균형 잡힌 분석과 권고를 제공한다고 밝힌다.
하지만 그 보고서와 정책 제안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기조를 띤다:

• 강력한 미국 중심 세계 질서 유지
• 자유무역(global free trade), 다자주의(multilateralism)
• 군사적 개입의 전략적 정당화
•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에 대한 긍정적 태도

이러한 관점은 종종 자국 중심의 글로벌 통제를 정당화하는 데 활용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4. CFR의 이면: 엘리트 권력인가, 공익 연구기관인가?
Benevolent Policy Institute or Elite Power Circle?

비판자들은 CFR을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라
국제정치 무대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엘리트 권력 중심체(elite power hub)’로 본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회원 자격은 초청에 의해 결정되며, 사실상 폐쇄적 구조(closed circle)
• 공개된 의제 외에 비공식 모임에서 이뤄지는 비공개 논의(off-record discussion)
• 실제 정책 결정 과정에 거의 직접 연결된 회전문 인사(revolving door) 시스템

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 개입,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 NATO 확장 등과 관련해
CFR 보고서가 선제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그 내용이 미국 정부 정책에 반영된 사례가 존재한다.

결론: 누가 외교 정책을 만드는가?
Conclusion: Who Shapes Foreign Policy?

CFR은 외형상 연구와 토론의 공간이지만,
그 기능은 현실에서 미국의 패권적 외교정책을 정당화하고 방향 설정하는 데 기여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해왔다.

이런 점에서 CFR은 다음의 질문을 상기시킨다:

• 외교 정책은 민주적으로 만들어지는가?
• 정책 결정은 선출되지 않은 집단의 의견에 얼마나 의존하는가?
• 조언이라는 이름의 권력은, 과연 권력이 아닌가?

세계가 점점 엘리트 주도형 글로벌 구조로 재편되는 오늘,
우리는 ‘조언자’라는 이름으로 움직이는 권력의 실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덧붙이는 말

CFR은 자사의 공식 발간지 『Foreign Affairs』를 통해 세계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영향력 있는 담론을 주도해 왔다.
또한 이라크 전쟁, 아프간 재건, 미·중 전략경쟁,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등과 관련된 주요 정책 보고서를 다수 발간하였다.
비판적 지식인 놈 촘스키(Noam Chomsky)는 CFR을

 

“외교정책 결정자들이 스스로에게 조언하는 체계”라고 표현하며

그 폐쇄성과 엘리트 중심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